조회 수 2558 추천 수 2 댓글 18

청년취업난이 심각하다. 인력을 덜 뽑는 탓도 있지만, 기업들이 인력을 늘려도 경력직을 먼저찾는 현실이 청년들의 구직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기업은 치열한 취업 경쟁 속에 있는 청년들에게 회사에서 일해 본 경험과 경력을 요구한다. 신입사원 1명 뽑을 때 경력직은 6.8명을 뽑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경력을 중시하는 채용 문화가 자리 잡으며 인턴 활동도 경력자를 선호하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인턴에 합격하기 위해 따로 스펙을 쌓고, 이 인턴에서 저 인턴으로 옮겨 다니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다양한 스펙을 쌓고도 정규직 채용이 되지 않아 인턴만 반복하기도 한다.

 

‘호모인턴스(Homo Interns)'는 각종 스펙을 쌓고도 정규직 채용이 번번이 실패해 인턴만 반복하는 세대를 뜻하는 새로운 은어다. 이외에도 오스트랄로스펙쿠스, 부장인턴, 티슈인턴, 금턴, 흙턴 등 다양한 인턴을 포함한 은어들이 생겨났다. 인턴만 여러 차례 반복해 기업체 부장만큼 경험을 쌓은 구직자를 이른바 ‘부장인턴’이라 부른다. 정직원으로 채용되지 못하고 일회용 티슈처럼 버려지는 ‘티슈인턴’, 뒷 배경 없이 단순 노동만 하는 ‘흙턴’(흙수저+인턴) 등 그 뜻도 다양하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2016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턴경험자의 42.1%가 자신을 ‘부장인턴’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인턴은 정규직·비정규직 아래 세 번째 고용형태가 됐으며, 그 ‘직책’은 몇 개월마다 주기적으로 교체되는 청년들에게 예약돼 있다. 청년들의 절박한 처지를 이용하는 수단을 통해 기업은 무한정 공급되는 저임금 노동의 혜택을 누린다. 실제 많은 회사들이 인턴을 활용해 상당한 고용 비용절감 효과를 누리면서도 교육·경험을 전수한다며 최저임금에 훨씬 못 미치는 열악한 보수를 제공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청년취업인턴제 시행지침'에 따르면 인턴에게 최저임금(시급 6030원·월급 126만원)의110%인 월 139만원 이상을 지급하도록 '권장'하고 있으나, 현실은 이와 거리가 멀다. 인턴이 받는 ‘수련비’는 임금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최저임금 수준으로 지급하라고 고용주에 강제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학점 이수를 위해 학생들을 기업에 인턴으로 내보내는 대학과 이들을 사용하는 기업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식비나 교통비 등 의 비용을 인턴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공론화가 필요하다. 교육기관과 사용주들이 청년들의 절박함, 실무역량, 사회경력, 열정을 빌미로 한 노동착취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을 자각해야한다. 정부 또한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기업들이 따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최저임금법을 위반해 당국에 적발되는 사례가 매년 수천 건에 달하지만 대부분 시정명령 같은 행정 제재에 그칠 뿐이다. 더 이상 인턴이나 실습생이라는 이름으로 청년들을 괴롭히는 일이 없길 바란다.

 

 

건대신문  webmaster@popkon.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538 건대교지 [카드뉴스] 나도 당했다 #ME TOO [14] file 건대교지 18.02.25 4657468
11537 건대교지 [카드뉴스] 건국대의 위인들을 위한 서비스, 위인전 [16] file 건대교지 18.02.25 4659195
11536 건대교지 [카드뉴스] 올림픽은 스포츠 못지않게 섹스에 관한 것이기도 했다. [12] file 건대교지 18.02.25 4653578
11535 청심대 일상 무슨팬 써? Csion 18.02.24 102
11534 청심대 일상 <온리 더 브레이브>, 진정한 용기에 대해. 김노인의영화리뷰 18.02.24 91
11533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클래식기타동아리 뮤즈에서 45기친구들을 모집합니다!! [1] file ku뮤즈 18.02.23 183
11532 청심대 일상 블랙팬서 아아아아아아 18.02.22 53
11531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혼자서는 영화를 즐길 수 없다. 영화동아리 햇살에서 부원을 ... file 쿠와아앙 18.02.22 552
11530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마르크스주의로 세상보기 신입회원 모집중입니다! file 마르크스주의로세상보기 18.02.21 204
11529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건국대학교 피아노 동아리 선율에서 신입부원을 모집합니다! &... file Neits 18.02.20 351
11528 KU 미디어 [입대시그널] 본영상 [3] file ABS 18.02.19 3343
11527 동아리 모집 건국대학교 중앙 밴드 동아리 : 소리터 file ???? 18.02.19 230
11526 청심대 일상 <흥부>, 피다가 져버린 꽃. [4] 김노인의영화리뷰 18.02.17 95
11525 KU 미디어 [보도]어서와 대학은 처음이지?-각 단과대 예비대학 열리다 [4] 건대신문 18.02.15 5036
11524 KLOSET : 패션매거진 [KLOSET VOL.7] 융합인재학부 11 주동일 [7] file KLOSET 18.02.14 35968
11523 청심대 일상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이제는 안정적인 프랜차이즈, 그러나... [4] 김노인의영화리뷰 18.02.13 136
11522 청심대 일상 <염력>, 주제는 좋았으나. [4] 김노인의영화리뷰 18.02.13 87
11521 청심대 일상 <12 솔져스>, 미묘가 시기하네요. [1] 김노인의영화리뷰 18.02.13 81
11520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건국대학교 농구동아리 아마농구부 (KUAB) 에서 선수 및 매니... [3] file 이근석 18.02.12 275
11519 KU 미디어 [보도]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디지털미디어시대 미디어리터러시를 주도할 ‘... [4] 건대신문 18.02.11 2582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620 Next ›
/ 620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