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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로서 <건대신문>에 총학생회장, 교수 혹은 잘나가는 동문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대학에 다니는 학우들의 인생 이야기를 싣고 싶었다. 이번 학기 동안 연재된 <우리는 왜 대학에 왔는가>는 그런 욕심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평범한 학우들의 목소리를 싣겠다는 결심이 약간은 무색하게도 결국 인터뷰이로 선택되는 이들은 평범하지만 다소 평범하지 않은,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었다.

 

이 연재인터뷰는 ‘다소 권장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내가 만나고 싶었던 이들은 대기업 취업 혹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다. 일제시대 독립운동가의 삶을 조명하는 사학자가 되고픈 새내기, 학생운동을 하느라 아직도 졸업을 안한 04학번 화석 학우, 샤이니가 좋아서 한국까지 온 유학생, 학교를 때려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휴학생이었다.

 

김사과 소설가는 “현대적인 삶은 현대적인 죽음만큼이나 규격화되어 있으며 방부제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우리는 완벽한 삶을 꿈꾸지만 그럴수록 때로는 삶에서 구역질을 느낀다. 안정적인 삶을 꽉 움켜잡으려 할수록 그것을 놓아버리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게 된다고 생각했다. “권장되는 삶의 형태를 따르지 않는 것에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이번 학기 내내 인터뷰를 연재하며 나 또한 나 자신에게 왜 대학에 왔으며 왜 신문사에 들어왔는지 등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내 생각을 알리고,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어 공부를 하고 글을 쓴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이탈리아의 작가 프리모 레비는 “세상을 더 좋게 발전시키는 방법을 아는 어느 누구든 불신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 사람은 자기 체제를 너무 선호하는 나머지 비판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의 위험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려 한다. 하지만 우리 독자들을 앉혀 놓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더 가치 있거나 덜 가치 있는 삶은 없다”고. 우리 모두 권장되는 삶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향대로 나아갈 수 있는 세상이 오길 소망한다.

 

 

유동화 기자 donghwa42@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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