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677 추천 수 0 댓글 34

기자로서 <건대신문>에 총학생회장, 교수 혹은 잘나가는 동문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대학에 다니는 학우들의 인생 이야기를 싣고 싶었다. 이번 학기 동안 연재된 <우리는 왜 대학에 왔는가>는 그런 욕심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평범한 학우들의 목소리를 싣겠다는 결심이 약간은 무색하게도 결국 인터뷰이로 선택되는 이들은 평범하지만 다소 평범하지 않은,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었다.

 

이 연재인터뷰는 ‘다소 권장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내가 만나고 싶었던 이들은 대기업 취업 혹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다. 일제시대 독립운동가의 삶을 조명하는 사학자가 되고픈 새내기, 학생운동을 하느라 아직도 졸업을 안한 04학번 화석 학우, 샤이니가 좋아서 한국까지 온 유학생, 학교를 때려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휴학생이었다.

 

김사과 소설가는 “현대적인 삶은 현대적인 죽음만큼이나 규격화되어 있으며 방부제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우리는 완벽한 삶을 꿈꾸지만 그럴수록 때로는 삶에서 구역질을 느낀다. 안정적인 삶을 꽉 움켜잡으려 할수록 그것을 놓아버리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게 된다고 생각했다. “권장되는 삶의 형태를 따르지 않는 것에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이번 학기 내내 인터뷰를 연재하며 나 또한 나 자신에게 왜 대학에 왔으며 왜 신문사에 들어왔는지 등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내 생각을 알리고,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어 공부를 하고 글을 쓴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이탈리아의 작가 프리모 레비는 “세상을 더 좋게 발전시키는 방법을 아는 어느 누구든 불신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 사람은 자기 체제를 너무 선호하는 나머지 비판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의 위험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려 한다. 하지만 우리 독자들을 앉혀 놓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더 가치 있거나 덜 가치 있는 삶은 없다”고. 우리 모두 권장되는 삶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향대로 나아갈 수 있는 세상이 오길 소망한다.

 

 

유동화 기자 donghwa42@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686 KU 미디어 [보도]동(冬) 장군아 물러가라~ 열띤 저널리즘 공부 [6] 건대신문 18.02.11 2783
1685 KU 미디어 [입대시그널] teaser (오프닝) [1] file ABS 18.02.10 3292
1684 건대교지 [카드뉴스] 불안해서 접수했습니다 - TOEIC [16] file 건대교지 18.02.09 5096721
1683 건대교지 [카드뉴스] 인신매매 소녀가 되어 탈출하다 [16] file 건대교지 18.02.09 5094986
1682 건대교지 [카드뉴스] 우리가 죄송해야 하는 이유는? [12] file 건대교지 18.02.09 13682
1681 동아리 모집 [건국대 소모임] 장애인권동아리 가날지기입니다. [2] file 쏘조 18.02.09 190
1680 KU 미디어 [새내기]10가지만은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신께 빌어볼게” [6] 건대신문 18.02.08 5396
1679 KU 미디어 [새내기]건국대학교를 여행할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4] 건대신문 18.02.08 8318
1678 KU 미디어 [새내기]학점 부담 있지만 진로, 적성 따라 다양한 전공 공부 [4] 건대신문 18.02.08 6165
1677 KU 미디어 [새내기]어서 오세요~ 여기 장학금 챙겨가셔야죠!-새내기를 위한 장학금 가... [2] 건대신문 18.02.08 7761
1676 KU 미디어 [새내기]해외로 가즈아!!! 어학성적 따라 장학금도 [3] 건대신문 18.02.08 4150
1675 KU 미디어 [새내기]복잡하게 느껴질 수강신청, '올클' 지름길은 철저한 준비 [2] 건대신문 18.02.08 9623
1674 청심대 일상 듀이셀 시카크림 (여드름크림) [3] 헝헝항 18.02.08 776
1673 청심대 일상 조르지오 아르마니 파워패브릭 / 에스티로더 파운데이션 더블웨어 헝헝항 18.02.08 729
1672 청심대 일상 건대 2번출구 앞 닭강정 [9] file 10446 18.02.07 435
1671 청심대 일상 에머이 분짜&쌀국수~!! [5] file 누야곰 18.02.06 315
1670 청심대 일상 <1급기밀>, 나무를 보려다 숲을 놓쳤다. [1] 김노인의영화리뷰 18.02.05 106
1669 KU 미디어 [보도]이천임(李天任) 중국문화대학 총장 명예박사학위 수여 [4] 건대신문 18.02.04 3138
1668 KU 미디어 [시사]건국대라 죄송합니다-KEB하나은행, SKY대학 출신 뽑기 위해 채용 합격... [5] 건대신문 18.02.04 7075
1667 건대교지 [카드뉴스] 연명 의료 결정법 어떻게 생각하세요? [17] file 건대교지 18.02.02 12752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 129 Next ›
/ 129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