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4342 추천 수 0 댓글 37
Atachment
첨부파일 '1'

9274_11823_5420.jpg

 

 

이번 학기 동안 연재될 <우리는 왜 대학에 왔는가>는 학우들이 대체 “어떤 생각으로” 대학에 다니는지 알고자하는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대학생들의 삶을 그들의 입을 통해 들어봤다. 현실에 대해 고민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당신은 왜 대학에 왔는가?​

 

 

 

‘대2병’에 걸린 철학과 학우를 만나다

 

캠퍼스에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환자들의 병명은 대학교 2학년만 되면 찾아온다는 이른바 ‘대2병'이다. 많은 대학생들이 ‘나는 누구인가’,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방황하며 무기력함과 우울함을 느낀다. 몇몇은 ‘대2병’을 앓은 후 전과나 휴학을 하거나 대학을 그만두기로 결심하기도 한다.

 

따뜻한 5월의 어느날 <건대신문>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한 휴학생을 만났다. 심재호(문과대·철학2휴) 학우는 “글을 쓸 생각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도 나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소설의 도입부를 썼다 지웠다 할뿐 글에 별 진전이 없는 요즘이다. 그의 일상은 종일 누워 있다가 심심해지면 밖에 나가서 길거리 포교자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 식으로 몹시 권태롭다. 그는 사람이 숨만 붙이고 사는 데엔 그다지 많은 비용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 중이다. 하지만 ‘숨만 붙이면서 사는 것이 과연 사는 것일까’하며 그는 자조적으로 이야기한다.

 

“휴학을 하고 나니까 제가 생각보다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는 이것저것 불만을 많이 갖고 있지만 변화를 만들지 못하고 욕만 하면서 다를 바 없이 흘러가고 있죠. 제 삶만 변하고 있어요. 점점 더 소외되는 방향으로.”

 

 

 

“우리는 시민권을 획득하기 위해 대학에 왔다”

 

그는 “원래 대학에 올 생각이 없었다”고 말한다. 학창시절 그는 사춘기와 겹치면서 처음 학교의 교육 체제를 비딱하게 보는 시선을 갖게 됐다. 그는 수업시간에 다른 책을 읽는다는 이유로 자신을 혼내는 교사와 말싸움을 한 후 학교에서 요주의 인물처럼 다뤄지기도 했다. 또 그는 혼자 한미FTA 반대 집회에 나갔다 받은 피켓을 친구들에게 보여준 일이 선생님 귀에 들려가 어머니가 학교에 불려간 적도 있었다.

 

“당시에는 그런 식으로 반항심을 갖고 했던 것들이 제가 남들보다 문제의식이 있어서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해서 사람들을 설득하면 무언가 바뀔 수 있을 거라고 믿었죠. 그때가 제가 스스로 책을 찾아보고 글을 쓰며 제일 열심히 공부했던 때였어요.”

 

그가 철학을 전공하게 되는데 영향은 끼친 사람도 다름 아닌, 저자와 독자로서 만난 ‘이한 변호사’다. 그는 이한 변호사를 “급진적인 소리를 논리적으로 잘 하는 사람”이라 평한다. 학력 폐지 제도나 기본소득 제도와 같은 과감한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이 변호사의 글을 읽으며 그는 세상을 보는 눈을 갖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공부하려고 대학에 가겠다는 것은 일종의 자기합리화였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갓 성인이 될 사람이 대학 말고 갈 수 있는 곳이 있냐는 얘기다.

 

“졸업장의 가치는 시민권과 흡사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졸업장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데 최저 기준처럼 이야기돼요. 대학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을 때 잃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다녀야만 하는 곳인 거예요.”

 

 

 

작가로서 사랑받으며 살고 싶어

 

살면서 생생히 기억에 남으며 스스로 살아있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그는 학창시절 학급 홈페이지에 재미로 소설을 연재한 적이 있었다. 그의 소설은 반 친구들이 돌려볼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학년이 끝날 즘엔 그의 소설을 각색한 대본으로 연극무대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은 사소하지만 그가 스스로 살아있다고 느끼게 만들었던 순간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던 그는 글을 쓰면서 살기로 결심했다. ‘거의 하루 하나 꼴로 글을 써대던 예전의 기억을 수치스러워하면서도 그리워하는’, 내적갈등을 되풀이해대고 나서야 얻어낸 그의 결론인 것이다. 읽는 것은 그리 즐기지 않으며 자신이 글 자체를 썩 좋아하는 편인지도 분명치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인지 글쓰는 일만은 무척이나 즐겁다고 말한다.

 

그는 “한국 소설계 시장이 양분돼있다”고 주장한다. 순수문학 쪽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이야기를 하며 문단이란 이름으로 벽에 갖혀 있는 반면, 웹소설은 잘 팔리긴 하지만 끊임없이 자기복제를 하는 식으로 양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간 단계의 문학이 필요하며 ‘정유정 작가’와 같이 그러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 한다.

 

그는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랑받으며 살고 싶다”고 답했다. 자발적으로 모든 인간관계를 끊고서 살아가는 요즘, 그가 제일 무서운 것은 앞으로 계속 방구석에 박혀서 은둔자처럼 살게 될까 하는 걱정이라고 말한다.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휴학 중이지만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사회 시스템의 문제도 있지만 제 개인적인 인간성이나 삶의 태도 때문에 생기는 문제 같기도 해요. 삶의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회적 불이익을 잔뜩 떠 앉고 살아야 하는 세상은 불공정한 것 같아요.”

 

 

 

 

유동화 기자 donghwa42@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18 자유홍보 [ 대동제 주막용품 지원 이벤트 ] 진로 13.05.01 919
517 자유홍보 한자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시간, 딱~!! 10일 정현석 13.04.30 1197
516 자유홍보 상반기 취업, 면접대비 SK인사부장님과 함께해요~! [1] 슈퍼짱지 13.04.30 866
515 자유홍보 라코스테 신발 데저트부츠 느낌의 라코스테 신발과 라코스테 메신저백으로 ... [1] 남희문 13.04.30 1313
514 자유홍보 헌혈로 나누는 기쁨! 대한적십자사 13일의 이벤트 서포터즈 13.04.29 1667
513 자유홍보 Good 자소서와 Excellent 면접 (5월 1차 무료 설명회) 초코회오리 13.04.29 787
512 자유홍보 새내기학생이사-010-6801-1300(원룸.하숙.야간이사저렴) kind24 13.04.29 880
511 자유홍보 [ SEC ] 영어 회화 스피킹 클럽의 회원을 모집합니다 배수지 13.04.29 900
510 자유홍보 5/4.(SAT) ★★ KIDULT PARTY ★★ @ Ellui 레드감마 13.04.29 933
509 자유홍보 [사람책방] 제 1회 사랑책방 kmg4137 13.04.28 877
508 자유홍보 [대외활동 모집]10대 힐링, 멘토링, 강연_수상한 오빠들의 미심쩍은 상담소 블리님 13.04.28 979
507 자유홍보 [대외활동 모집]10대 힐링, 멘토링, 강연_수상한 오빠들의 미심쩍은 상담소 ... file 블리님 13.04.28 493
506 자유홍보 [새누리당 대학생위원회] 새누리당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신입 대학생위원을 ... 새누리당 청년국 13.04.26 938
505 자유홍보 [아이쿠스]유럽배낭여행&이탈리아 한국축제기획단&한국홍보원장단에 도전하... 이민주 13.04.26 790
504 자유홍보 [문화체육관광부 주상하이문화원/교통대] 중국 상하이에서 펼쳐지는 한-중 ... 이민주 13.04.26 872
503 자유홍보 피파온라인3 건국대학교 클럽에서 클럽원 모집합니다. [2] 김이코노믹 13.04.26 606
502 자유홍보 여자 운동화 추천 봄 데님원피스등 플레어 스커트의 계절에 잘어울리는 [1] 정충무 13.04.25 2290
501 자유홍보 [KUSPA 단편소설 공모전] 단편소설 쓰고 아이패드를 타가세요! 임지수 13.04.25 886
500 자유홍보 ★해커스잡 인적성배틀★ 대학별 대항전 진행중에 있어요. 1등 학교에게 상품 ... 스마트거리 13.04.25 1021
499 자유홍보 학생이사(010-8675-8286)원룸.하숙.각종이사저렴 용달이사 13.04.25 950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590 591 592 593 594 595 596 597 598 599 ... 620 Next ›
/ 620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