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루 빨리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정확히 1년 전, 우리대학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의 성추행 사건으로 불명예를 입은 바 있다. 같은 불명예가 이번 겨울에도 또 다시 반복됐다. 대학생들의 과도한 음주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반성의 목소리 또한 몹시 낯익다.
사건이 알려지게 된 계기와 전개 또한 흡사하다. 온라인 익명 게시판을 통해 피해자의 이야기가 공개되면서 급속도로 전파된 것이다. 해당 단과대 학생회는 뒤늦게 수습에 나섰고, 본부는 양성평등위원회를 통해 조사에 나섰다. 이 소식은 주요 매체에 빠르게 보도됐다. 다만 학장 등 교직원을 대동해서라도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할 수 있었던 작년과는 달리 이번엔 아예 모든 오리엔테이션이 취소 조치됐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지난해의 사건과는 의미가 많이 다르다. 2016년 생명환경과학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사건은 대학생 사회의 잘못 답습된 전통과 잘못된 음주문화가 낳은 사건이었다면, 이번 상경대학 성추행 사건은 대학 밖에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술자리 성추행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사건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준비하던 상경대학 오리엔테이션기획단의 술자리에서 발생했다. 한 남학생이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여학생을 직접적으로 성추행한 것이다. 어느 누구도 그 남학생에게 성추행을 강요하거나, ‘놀이’라는 명목으로 다수에 의해 행해지거나 하지 않았다. 한 개인이 다른 개인에게 부도덕한 행동을 저지른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리엔테이션을 전면 취소시키는 등 본부의 광범위한 조치나 이것을 별 다른 반발 없이 받아들인 단과대 학생회 모두 이해하기 어렵다. 어느 개인의 과실을 대학생 문화 자체의 문제로 해석하는 이 상황은, 다분히 작년의 사건을 의식한 오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본부와 학생회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자행했다는 사실이다. “공론화시키면 너에게도 더 피해가 될 수 있다”며 피해자를 자제시키려 한 학생회의 모습과 피해자를 앉혀놓고 ‘비밀유지 서약서’를 들이민 본부의 행동은 오히려 다른 학내 구성원들의 얼굴을 붉히게 한다.
물론 대학생들의 음주문화나 전근대적 전통에 따른 문제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우리 대학사회가 성범죄 피해자를 보호하고 배려하는 방법에 대해 너무나 둔감하다는 사실이다.
학교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언론사로서, 이 지면을 빌어 피해자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위로를 보내고 싶다. 본 사건에 대한 경찰수사가 지난 2월 23일부터 진행 중이다. 하루 빨리 사태가 정의롭게 마무리되고, 모두가 다시 평안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길 바란다.
건대신문사 kk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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