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그들의 빨간색 선글라스를 벗기기 위해서는
"언론인, 정치인, 심지어 판사까지도 다 빨갱이야 나라가 어떻게 되려고 그러는지 참"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60대 이상 어르신들이 습관처럼 하는 말이다. 어르신들이 유신정권에서나 통했을법한 발언들을 지금에서도 계속하는 이유는 과거 향수에 젖어있기 때문이다. 덕성여대 문화인류학과 정진웅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노년의 문화인류학>에서 ‘현실이 노인을 차별하고 보잘것없는 존재로 규정할 때 혹은 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아무런 힘이 없을 때, 노인들은 자랑스러웠던 과거를 현실대응책으로 내세운다’고 말한다.
빨간색 선글라스를 쓴 어르신들은 농업시대에 태어나 산업시대를 살다가 정보화시대에 이르러 자신의 직종이 송두리째 사라져버리고 쓸모없게 된 사람들이다. 찬란했던 과거는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고 현실에서는 짐짝 취급을 당하기 일쑤다. 일자리와 쓸모를 한꺼번에 빼앗긴 어르신들에게 21세기는 정말 지긋지긋하게 꼴보기 싫은 시대이며, 유신정권은 한여름 밤에 꿈 같은 시대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유신정권에서나 통했을 법한 ‘빨갱이론’을 신빙하는 것을 한편으로는 이해할 수 있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그런 어르신들을 재벌·언론·정치지도자에게 세뇌된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자신과는 다른 인격체라고 여긴다. 심지어 몇몇 대학생들은 "틀딱충 극혐" "노인들에게 투표권을 줘서는 안 된다"등 도를 넘은 발언도 서슴치 않게 한다. 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상식적인 행동을 빨갱이로 몰아가는 어르신들에 대해 분노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어르신들을 혐오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다면 사회분열만 일어날 뿐이다. 대학생들은 사회개혁의 핵심원으로서 노인들을 비난하기보다는 어르신들의 빨간색 선글라스를 벗기기 위한 대안을 구상해야 한다.
20세기를 지배한 박정희 시대와 작별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가려면 분열과 반목을 끝내고 대화와 타협, 협력의 태도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넓은 시야를 바라볼 수 있는 대학생들이 노력해야 한다. 대학생들이 먼저 다가서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상호존중의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상에서 어르신들을 먼저 찾아가 대화를 나누고 봉사를 해야 한다. 당장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전화해 안부인사라도 건네 봐라. 그렇게 된다면 그들은 저절로 선글라스를 벗을 것이다.
이용우 기자 a6331602@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번호 | 게시판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
---|---|---|---|---|---|
11958 | KU 미디어 | [사설]향후 학사구조조정은 쌍방향 소통을 기반으로 해야 [2] | 건대신문 | 18.10.21 | 1406 |
11957 | KU 미디어 | [사설]건전한 음주 문화가 필요하다 [1] | 건대신문 | 18.10.21 | 1398 |
11956 | KU 미디어 | [칼럼]보수 대 진보의 맹점 | 건대신문 | 18.10.21 | 1349 |
11955 | KU 미디어 | [칼럼]나는 왜 종강을 원하는가 [1] | 건대신문 | 18.10.21 | 1478 |
11954 | KU 미디어 | [칼럼]날개가 하나인 새 | 건대신문 | 18.10.21 | 1601 |
11953 | KU 미디어 | [칼럼]연대하는 포스트잇 물결의 스쿨 미투 | 건대신문 | 18.10.21 | 1934 |
11952 | KU 미디어 | [칼럼]각 계에 유일한 박사가 필요하다 [1] | 건대신문 | 18.10.21 | 1548 |
11951 | KU 미디어 | [학술]B형 간염바이러스 제거 할 새 매개물질 규명 | 건대신문 | 18.10.21 | 1497 |
11950 | KU 미디어 | [학술]“환자맞춤형 장기이식용 질환모델 돼지개발” 나서 | 건대신문 | 18.10.21 | 1157 |
11949 | KU 미디어 | [시사]대상 없는 화해, 당사자 없는 치유 [1] | 건대신문 | 18.10.21 | 1131 |
11948 | KU 미디어 |
Why don’t you participate in The Konkuk Bulletin essay contest? (Essay ...
[10] ![]() |
영자신문 | 18.10.20 | 2654 |
11947 | 리뷰게시판 | 서병장대김이병 | 기쁜 연꽃성게 | 18.10.17 | 241 |
11946 | 리뷰게시판 | 후문 궤도에 오르다 [3] | 댕님 | 18.10.16 | 327 |
11945 | 리뷰게시판 | 건대 후문 코노 [3] | 칼피스워터 | 18.10.16 | 412 |
11944 | 리뷰게시판 | 크리스피 크림 도넛 [1] | 댕님 | 18.10.15 | 180 |
11943 | 리뷰게시판 | 건대후문 새로생긴 코노 [3] | 이성현입니다 | 18.10.14 | 301 |
11942 | 동아리 모집 |
[건국대 소모임] 건국대 주짓수 소모임
[1] ![]() |
RedIsLiverpool | 18.10.14 | 213 |
11941 | 리뷰게시판 | 구의 동대문곱창 [1] | goned | 18.10.14 | 275 |
11940 | 리뷰게시판 | 암수살인 [1] | 뿌엥까 | 18.10.14 | 223 |
11939 | 리뷰게시판 | 서촌 칸다소바 | 456765 | 18.10.14 | 468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그들의 논리에 따라보면, 너가 전교조에 세뇌 당한건 아닐까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