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870 추천 수 2 댓글 13

 

이번 학기 동안 연재될 <우리는 왜 대학에 왔는가>는 학우들이 대체 “어떤 생각으로” 대학에 다니는지 알고자하는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대학생들의 삶을 그들의 입을 통해 들어봤다. 현실에 대해 고민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당신은 왜 대학에 왔는가?

 

         


 

                                               

역사공부를 하고 싶은 사학과 신입생을 만나다

1월, 독자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건대신문에서도 관련 기사를 보던 중 흥미로운 기사(2016. 12. 12. <건대신문> 한상도 교수, “국편위와의 30년 인연 때문에 국정교과서 편찬에 참여했다”)를 봐서 질문을 드리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아직 입학도 하지 않은 새내기였다. 그에게서 무언가 심상찮음을 느낀 기자는 그에게 취재요청서를 보냈다. 그는 이 갑작스런 인터뷰 요청을 흔쾌히 허락했다. 최형민(문과대·사학1) 학우를 직접 만난 건 2월 말, 그의 기숙사 입주일에서 하루 지난 날이었다.

 

그는 인터뷰 당일, 왜소한 체격에 단정한 코트를 걸친 채 약속 시간보다 미리 나와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는 기자가 유도하는 채광 좋은 카페로 순순히 따라왔다. 차 한 잔 사고 싶다는 기자의 호의에 그는 얻어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거절을 놓았다. 사진 찍을 땐 좀 웃어달라는 부탁엔 자신은 원래 잘 웃지 않는다고 대답하는 등 무언가 지조가 있어보이는 신입생이었다. 기자가 ‘역덕후’라는 말을 사용하자 그는 ‘덕후’라는 일본식 표현을 좋아하지 않으니 그냥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불러달라고 했다.

 

그는 근현대사와 독립운동사를 공부하고 싶어서 대학에 왔다. 근현대사는 화가 나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기자의 말에, “밝고 어두운 것은 언제나 양면적인 것이다”고 그는 조언했다. 너무 어두운 부분을 바라보는 것보다 밝은 부분을 볼 필요도 있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다. “우리나라 근현대사가 어둡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역사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역사에서 보완할 점을 배우는 것이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입니다.”

 

그는 독립운동가 중에서도 류자명 선생을 존경한다. 류자명 선생은 중국 관동 지역에서 활동하며 한중 연대를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다. 우리대학 한상도(문과대·사학) 교수가 쓴 「유자명의 아카니즘 이해와 한중연대」이란 논문과 「한국독립운동의 시대인식 연구」이란 책은 그로 하여금 독립운동사에 관심을 갖게 했다. “역사학과 동기들이나 주변에서 역사를 나름 좋아한다는 친구들도 ‘자기가 아는 독립운동가분들의 이름을 아는대로 말해봐라’고 하면 열 분을 채 못넘기더라구요. 흔히 알려진 위인들 말고 다른 독립운동가들도 많은데, 조명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요.”

 

9115_11749_00.jpg

 

먹고 살기 힘든 길을 계속 가고 싶어

그는 역사학을 공부하고 계속해서 그 길로 쭉 나아가는 것이 쉽진 않을 것 같다고 스스로 말한다. 문과를 나와서, 역사를 공부해서 좀처럼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그런 이야기를 평소에 주변으로부터 많이 듣는다. 그럼에도 대학에 다니면서 그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싶다고 한다. 「한민족독립운동사논총」을 전부 읽는 게 그의 대학 4년의 목표다. 교육 봉사 또한 하고 싶다고 했다.

 

“지식은 공부할 수록 더 많이 갖게 되는데, 한 사람의 학자가 사회에서 무언가를 바꿔내긴 쉽지 않잖아요. 괴리감 때문에 고민하게 되죠. 그러한 갈등을 이겨내고 더 열심히 지성을 쌓고,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게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해야 하는 일 같아요.”

 

9115_11740_4919.jpg

 

                                            

유동화 기자  donghwa42@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726 건대교지 끝나지 않은 이야기 [20] file 건대교지 16.09.30 10750
725 건대교지 플러스사이즈 패션 컬쳐 매거진 ‘66100’ [28] file 건대교지 16.09.30 13227
724 자유홍보 나는 뮤지컬 배우가 되어보기로 했다! THE열정 뮤지컬 file 늴리 16.09.29 296
723 분실물찾기 지갑분실물 file znd 16.09.29 240
722 청심대 일상 본격 힐링게임 다키스트던젼 리뷰 [1] 로트리버 16.09.29 200
721 동아리 모집 [자치위원회] 건국대학교 고전음악감상실에서 39기 신입요원을 모집합니다 [2] 하프물범 16.09.28 350
720 KU 미디어 [보도] 쿨하우스 행정실, 경비직원 근로 환경 개선 약속 지켰다 [13] 건대신문 16.09.28 3481
719 KU 미디어 [특집] (2) 베네치아, '물의 도시'라는 말은 그냥 비유가 아니었어 [10] 건대신문 16.09.28 2561
718 KU 미디어 [특집] (1) 바티칸, 뜨거운 태양마저 압도하는 성베드로 성당 [13] 건대신문 16.09.28 3275
717 KU 미디어 [보도] 우리대학, 여성주차면수 서울시 기준에 못 미쳐 [12] 건대신문 16.09.28 2893
716 청심대 일상 ㅇㄱㄹㅇ ㅂㅂㅂㄱ 존맛 치킨집 또바 [8] 따듯한 흰뺨유구오리 16.09.28 346
715 KU 미디어 [Campus Briefing] Future of Konkuk University [22] file 영자신문 16.09.27 3224
714 KU 미디어 [Campus Briefing] Konkuk, the Way to Globalization [18] file 영자신문 16.09.27 2567
713 KU 미디어 [Campus Briefing] Food Truck, Loading Your Dreams [18] file 영자신문 16.09.27 2333
712 KU 미디어 [Campus Briefing] Volvo's only Korean Designer Lee Jung-Hyun [20] file 영자신문 16.09.27 3837
711 청심대 일상 호야 리뷰 [2] 오오오잉 16.09.27 123
710 KU 미디어 [책 읽어주는 여자 1화] - "내 심장을 쏴라" [3] file ABS 16.09.26 1661
709 KU 미디어 [건대의 딜레마 ①] - 수강신청편 [3] file ABS 16.09.26 2014
708 KU 미디어 [29초 드라마] - ep.1 화장실에 휴지가 없다. [3] file ABS 16.09.26 2208
707 KU 미디어 [보도] 총학생회 ‘비상직권’ 개정안, 대의원들 “계엄령과 닮아있다”며 우려 [9] 건대신문 16.09.25 2597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 129 Next ›
/ 129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