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820 추천 수 2 댓글 13

 

이번 학기 동안 연재될 <우리는 왜 대학에 왔는가>는 학우들이 대체 “어떤 생각으로” 대학에 다니는지 알고자하는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대학생들의 삶을 그들의 입을 통해 들어봤다. 현실에 대해 고민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당신은 왜 대학에 왔는가?

 

         


 

                                               

역사공부를 하고 싶은 사학과 신입생을 만나다

1월, 독자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건대신문에서도 관련 기사를 보던 중 흥미로운 기사(2016. 12. 12. <건대신문> 한상도 교수, “국편위와의 30년 인연 때문에 국정교과서 편찬에 참여했다”)를 봐서 질문을 드리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아직 입학도 하지 않은 새내기였다. 그에게서 무언가 심상찮음을 느낀 기자는 그에게 취재요청서를 보냈다. 그는 이 갑작스런 인터뷰 요청을 흔쾌히 허락했다. 최형민(문과대·사학1) 학우를 직접 만난 건 2월 말, 그의 기숙사 입주일에서 하루 지난 날이었다.

 

그는 인터뷰 당일, 왜소한 체격에 단정한 코트를 걸친 채 약속 시간보다 미리 나와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는 기자가 유도하는 채광 좋은 카페로 순순히 따라왔다. 차 한 잔 사고 싶다는 기자의 호의에 그는 얻어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거절을 놓았다. 사진 찍을 땐 좀 웃어달라는 부탁엔 자신은 원래 잘 웃지 않는다고 대답하는 등 무언가 지조가 있어보이는 신입생이었다. 기자가 ‘역덕후’라는 말을 사용하자 그는 ‘덕후’라는 일본식 표현을 좋아하지 않으니 그냥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불러달라고 했다.

 

그는 근현대사와 독립운동사를 공부하고 싶어서 대학에 왔다. 근현대사는 화가 나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기자의 말에, “밝고 어두운 것은 언제나 양면적인 것이다”고 그는 조언했다. 너무 어두운 부분을 바라보는 것보다 밝은 부분을 볼 필요도 있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다. “우리나라 근현대사가 어둡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역사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역사에서 보완할 점을 배우는 것이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입니다.”

 

그는 독립운동가 중에서도 류자명 선생을 존경한다. 류자명 선생은 중국 관동 지역에서 활동하며 한중 연대를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다. 우리대학 한상도(문과대·사학) 교수가 쓴 「유자명의 아카니즘 이해와 한중연대」이란 논문과 「한국독립운동의 시대인식 연구」이란 책은 그로 하여금 독립운동사에 관심을 갖게 했다. “역사학과 동기들이나 주변에서 역사를 나름 좋아한다는 친구들도 ‘자기가 아는 독립운동가분들의 이름을 아는대로 말해봐라’고 하면 열 분을 채 못넘기더라구요. 흔히 알려진 위인들 말고 다른 독립운동가들도 많은데, 조명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요.”

 

9115_11749_00.jpg

 

먹고 살기 힘든 길을 계속 가고 싶어

그는 역사학을 공부하고 계속해서 그 길로 쭉 나아가는 것이 쉽진 않을 것 같다고 스스로 말한다. 문과를 나와서, 역사를 공부해서 좀처럼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그런 이야기를 평소에 주변으로부터 많이 듣는다. 그럼에도 대학에 다니면서 그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싶다고 한다. 「한민족독립운동사논총」을 전부 읽는 게 그의 대학 4년의 목표다. 교육 봉사 또한 하고 싶다고 했다.

 

“지식은 공부할 수록 더 많이 갖게 되는데, 한 사람의 학자가 사회에서 무언가를 바꿔내긴 쉽지 않잖아요. 괴리감 때문에 고민하게 되죠. 그러한 갈등을 이겨내고 더 열심히 지성을 쌓고,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게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해야 하는 일 같아요.”

 

9115_11740_4919.jpg

 

                                            

유동화 기자  donghwa42@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2018 KU 미디어 [칼럼]19학번을 맞이하는 글 [5] 건대신문 18.12.02 1725
12017 KU 미디어 [칼럼]인공지능(AI)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나요? [1] 건대신문 18.12.02 1471
12016 KU 미디어 [칼럼]백래시 : 주체적 섹시와 주체적 로리 - 당신은 백래시를 지각하고 있는가 [1] 건대신문 18.12.02 4525
12015 KU 미디어 [학술]최재헌 교수의 세계유산이야기 - ② 석굴암과 불국사 건대신문 18.12.02 1619
12014 KU 미디어 [학술]우주난쟁이가 쏘아 올릴 작은 로켓 [2] 건대신문 18.12.02 1417
12013 KU 미디어 [보도]PRIME인문학사업단, 인문학한데이 개최 건대신문 18.12.02 1504
12012 KU 미디어 [보도]윤호진 부총학생회장, 졸준위 선거 관련 부적절한 개입 논란 [1] 건대신문 18.12.02 1328
12011 KU 미디어 [보도]“2019년 건국의 문학예술을 이끌 주인공을 찾아요" [1] 건대신문 18.12.02 1365
12010 KU 미디어 [보도]“우리대학, 이렇게 이끌겠습니다” [1] 건대신문 18.12.02 1742
12009 KU 미디어 [보도]올해도 동연 회장단 후보 기근 [2] 건대신문 18.12.02 1238
12008 KU 미디어 [보도]총학생회 단독 후보 <청심> 선본 공청회 건대신문 18.12.02 1205
12007 KU 미디어 [보도]W(더블유) ‘모든 학우들이 소망하는 가치 있고 폭넓은 복지 실현’ 애... 건대신문 18.12.02 1109
12006 KU 미디어 [보도]정부, 우리대학 스마트팩토리에서 ‘기술혁신형 창업 활성화’ 관계기관... 건대신문 18.12.02 1010
12005 KU 미디어 [보도]SW산업의 뿌리, 플랫폼 개발 관심 커 [2] 건대신문 18.12.02 1106
12004 KU 미디어 [보도]모빌리티인문학 연구원, 인문 페스티벌 개최 건대신문 18.12.02 1215
12003 KU 미디어 [보도]전과 문턱 낮아진다 [4] 건대신문 18.12.02 1933
12002 KU 미디어 [보도]매듭, 선거시행세칙 위반으로 후보자 자격 박탈돼 [1] 건대신문 18.12.02 1308
12001 KU 미디어 [보도]“학생자치기구 기능 재확립, 전학대회 전면 개편” [1] 건대신문 18.12.02 1255
12000 리뷰게시판 세종대 소금구이덮밥 lky3004me 18.12.02 531
11999 리뷰게시판 학식 에그함박스테이크 lky3004me 18.12.02 278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620 Next ›
/ 620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