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718 추천 수 2 댓글 13

(보도일자 2016.11.24) 

 

8980_11689_495.pngicon_p.gif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예술과 문화적인 흐름을 일컬어 '미니멀리즘'이라 한다. 이것이 일상으로 옮겨가 누군가에게는 삶의 방식이 되어 '미니멀 라이프'라는 명칭으로 굳어졌다. 그리고 나 역시 간결한 삶을 위해 몇 개월째 차근차근 <비우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옷장에서 수십 벌의 옷을 버리고, 서재에서 읽지 않는 책들을 정리하고, 더 이상 나를 설레게 하지 않는 물건들과 이별했다. 내 소유의 물건들을 줄이는 것은 단순히 집에 빈 공간이 늘어난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주위의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함으로써 비로소 소중한 영역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미니멀 라이프'는 단순히 가지고 있던 물건을 정리했다든가, 소비 방식이 보다 신중하게 변화한 것만을 칭하지 않는다.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청산하는 것 역시 그 일련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타의 혹은 자의로 어느 집단에 속하게 되면서 자연히 사람들과 무수히 많은 관계를 맺게 된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싶지 않은 탓에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 유지에 필요 이상의 힘을 쓴다. 그럴 때 나는 인간관계를 한 그루의 나무라 여기는 동시에 나와 닿은 소중한 연들은 나뭇가지에 매달린 푸르른 잎사귀라고 생각해본다. 우리는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 아래 함께 몇 번의 계절을 보낸 뒤에야 탐스러운 아람을 맺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분산되는 양분을 소수의 가지에 집중시켜야지만, 달콤한 열매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주위 사람들에게 기울일 수 있는 애정과 관심이 한정되어 있다면, 가지치기는 불가피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내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집중하기를 택했다. 나를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들에게만 잘해주기에도 길지 않은 시간이다. 굳이 나에 대한 생각이 깊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그 귀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할 필요는 없다. 그 결과 나는 인간관계에 대한 소모적인 고민을 덜어내고 한층 더 행복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미니멀 라이프라는 삶의 방식을 만나면서 소중한 것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 물론 미니멀 라이프도 결국 행복에 다가가기 위한 수단으로써 존재하기에, 그 수단을 강요할 생각은 전혀 없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미니멀리스트이건, 맥시멀리스트이건 상관하지 않는다. 부디 당신이 당신만의 방식으로 행복할 수 있기를 바랄 따름이다. 

 

김현명 기자  wisemew@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생자 2017.02.07 00:44
    조금씩 비워가는 습관을 가지며 살아야겠습니다. 언젠간 사용하거나 필요한 사람이 될거라는 불안에 불필요한 것까지 한움큼 안고 있으니 정작 중요한 것은 담지못하고 쓸려내려가곤 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전잘몰라요 2017.02.10 12:46
    미니멀 라이프가 최근들어 더욱 관심을 받고 있는것같아요. 저 또한 버리지 못하고 물리적 심리적으로 지니고 있는것들이 많았는데 조금이나마 쉽게 털어내고 비워낼 수 있을것같네요.
  • ?
    착착착 2017.02.10 18:12
    아끼면 똥된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좋은글이네요 감사합니다
  • ?
    엄서요 2017.02.19 21:23
    비워내는 삶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
    양쿠우 2017.02.21 18:54
    좋은글 감사합니다
  • ?
    뿌꾸뿌뜌룽 2017.02.23 11:04
    잘읽었습니다.
  • ?
    ㅃㅂㅂㅂㅂㅃ 2017.03.04 00:15
    감사합니다
  • ?
    KPX 2017.08.01 00:08
    감사합니다
  • ?
    야야지뉴 2017.08.13 00:52
    감사합니다
  • ?
    가위바위보장인 2017.08.21 16:28
    잘 읽었습니다
  • ?
    스톰쉐도우 2017.08.22 12:23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카톡카톡카 2017.08.28 13:57
    ㄳㅇ
  • ?
    용인중 2017.12.29 12:07
    좋은 글입니다.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0958 청심대 일상 우동가조쿠 [1] 뀨유유유 17.06.05 123
10957 청심대 일상 개미집 3 닭볶음탕 [5] 뀨유유유 17.06.05 162
10956 청심대 일상 [후문 가츠시]양껏 맛있는 돈까스 먹으러 가고싶을땐 여기 [7] file Treenism 17.06.05 260
10955 청심대 일상 [MOVIE TODAY] 52번째 영화, 대립군 (2017) [1] 김노인의영화리뷰 17.06.03 193
10954 청심대 일상 [MOVIE TODAY] 51번째 영화, 원더우먼 (2017) [7] 김노인의영화리뷰 17.06.03 154
10953 KU 미디어 [Campus Briefing] KU constructed latest lecture rooms to a large scale [43] file 영자신문 17.05.30 3153
10952 청심대 일상 세종대 학식 후기 : 돈까스정식편 [5] file 화려한 엔사티나도롱뇽 17.05.30 555
10951 청심대 일상 민벅 [1] 바악경 17.05.29 545
10950 청심대 일상 세종대 학식 생생 후기 : 소금구이편 [10] file 일등 얼룩검은멧새 17.05.29 677
10949 건대교지 [카드뉴스] 목숨을 잃은 개구리 페페 [56] file 건대교지 17.05.26 29084
10948 청심대 일상 [MOVIE TODAY] 50번째 영화, 겟 아웃 (2017) [10] 김노인의영화리뷰 17.05.26 266
10947 청심대 일상 [MOVIE TODAY] 49번째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2017) [1] 김노인의영화리뷰 17.05.26 98
10946 청심대 일상 [MOVIE TODAY] 48번째 영화, 킹 아서: 제왕의 검 (2017) [1] 김노인의영화리뷰 17.05.26 103
10945 KU 미디어 남자는 미술과 어울리지 않는다, 공장에서 여성은 뽑지 않는다? -‘공대생은 ... [24] 건대신문 17.05.24 6534
10944 KU 미디어 우리는 왜 대학에 왔는가 - 유학생편(3/4) [30] file 건대신문 17.05.24 4209
10943 KU 미디어 “꿈을 유기하지 마세요” … 따끈따끈한 신인 웹툰 작가, ‘꿈나무’를 만나다 [24] 건대신문 17.05.24 3657
10942 KU 미디어 스펙보다는 권익증진에 시선을 맞춘 우리대학 학생모임 [19] 건대신문 17.05.24 2943
10941 KU 미디어 [Campus Briefing] ABEEK Is Not Optional But Mandatory for Engineering S... [36] file 영자신문 17.05.23 11007
10940 KU 미디어 [건국인이 알아야할 건국맛집] 5화 - 숨은맛집편 [14] file ABS 17.05.23 3548
10939 청심대 일상 코코도리(후문) [4] 옥수수떡 17.05.23 188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 620 Next ›
/ 620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