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785 추천 수 2 댓글 13

(보도일자 2016.11.24) 

 

8980_11689_495.pngicon_p.gif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예술과 문화적인 흐름을 일컬어 '미니멀리즘'이라 한다. 이것이 일상으로 옮겨가 누군가에게는 삶의 방식이 되어 '미니멀 라이프'라는 명칭으로 굳어졌다. 그리고 나 역시 간결한 삶을 위해 몇 개월째 차근차근 <비우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옷장에서 수십 벌의 옷을 버리고, 서재에서 읽지 않는 책들을 정리하고, 더 이상 나를 설레게 하지 않는 물건들과 이별했다. 내 소유의 물건들을 줄이는 것은 단순히 집에 빈 공간이 늘어난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주위의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함으로써 비로소 소중한 영역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미니멀 라이프'는 단순히 가지고 있던 물건을 정리했다든가, 소비 방식이 보다 신중하게 변화한 것만을 칭하지 않는다.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청산하는 것 역시 그 일련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타의 혹은 자의로 어느 집단에 속하게 되면서 자연히 사람들과 무수히 많은 관계를 맺게 된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싶지 않은 탓에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 유지에 필요 이상의 힘을 쓴다. 그럴 때 나는 인간관계를 한 그루의 나무라 여기는 동시에 나와 닿은 소중한 연들은 나뭇가지에 매달린 푸르른 잎사귀라고 생각해본다. 우리는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 아래 함께 몇 번의 계절을 보낸 뒤에야 탐스러운 아람을 맺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분산되는 양분을 소수의 가지에 집중시켜야지만, 달콤한 열매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주위 사람들에게 기울일 수 있는 애정과 관심이 한정되어 있다면, 가지치기는 불가피한 일이다. 그래서 나는 내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집중하기를 택했다. 나를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들에게만 잘해주기에도 길지 않은 시간이다. 굳이 나에 대한 생각이 깊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그 귀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할 필요는 없다. 그 결과 나는 인간관계에 대한 소모적인 고민을 덜어내고 한층 더 행복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미니멀 라이프라는 삶의 방식을 만나면서 소중한 것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 물론 미니멀 라이프도 결국 행복에 다가가기 위한 수단으로써 존재하기에, 그 수단을 강요할 생각은 전혀 없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미니멀리스트이건, 맥시멀리스트이건 상관하지 않는다. 부디 당신이 당신만의 방식으로 행복할 수 있기를 바랄 따름이다. 

 

김현명 기자  wisemew@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생자 2017.02.07 00:44
    조금씩 비워가는 습관을 가지며 살아야겠습니다. 언젠간 사용하거나 필요한 사람이 될거라는 불안에 불필요한 것까지 한움큼 안고 있으니 정작 중요한 것은 담지못하고 쓸려내려가곤 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전잘몰라요 2017.02.10 12:46
    미니멀 라이프가 최근들어 더욱 관심을 받고 있는것같아요. 저 또한 버리지 못하고 물리적 심리적으로 지니고 있는것들이 많았는데 조금이나마 쉽게 털어내고 비워낼 수 있을것같네요.
  • ?
    착착착 2017.02.10 18:12
    아끼면 똥된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좋은글이네요 감사합니다
  • ?
    엄서요 2017.02.19 21:23
    비워내는 삶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
    양쿠우 2017.02.21 18:54
    좋은글 감사합니다
  • ?
    뿌꾸뿌뜌룽 2017.02.23 11:04
    잘읽었습니다.
  • ?
    ㅃㅂㅂㅂㅂㅃ 2017.03.04 00:15
    감사합니다
  • ?
    KPX 2017.08.01 00:08
    감사합니다
  • ?
    야야지뉴 2017.08.13 00:52
    감사합니다
  • ?
    가위바위보장인 2017.08.21 16:28
    잘 읽었습니다
  • ?
    스톰쉐도우 2017.08.22 12:23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카톡카톡카 2017.08.28 13:57
    ㄳㅇ
  • ?
    용인중 2017.12.29 12:07
    좋은 글입니다.

커뮤니티
커뮤니티메뉴에 있는 게시판들의 모든 글이 자동으로 등록됩니다.
본 페이지에서는 글 작성이 불가능하니 개별 게시판에서 작성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게시판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706 건대교지 [카드뉴스] 나도 당했다 #ME TOO [14] file 건대교지 18.02.25 5113546
1705 건대교지 [카드뉴스] 건국대의 위인들을 위한 서비스, 위인전 [16] file 건대교지 18.02.25 5115456
1704 건대교지 [카드뉴스] 올림픽은 스포츠 못지않게 섹스에 관한 것이기도 했다. [12] file 건대교지 18.02.25 5107446
1703 청심대 일상 무슨팬 써? Csion 18.02.24 102
1702 청심대 일상 <온리 더 브레이브>, 진정한 용기에 대해. 김노인의영화리뷰 18.02.24 91
1701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클래식기타동아리 뮤즈에서 45기친구들을 모집합니다!! [1] file ku뮤즈 18.02.23 183
1700 청심대 일상 블랙팬서 아아아아아아 18.02.22 53
1699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혼자서는 영화를 즐길 수 없다. 영화동아리 햇살에서 부원을 ... file 쿠와아앙 18.02.22 552
1698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마르크스주의로 세상보기 신입회원 모집중입니다! file 마르크스주의로세상보기 18.02.21 204
1697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건국대학교 피아노 동아리 선율에서 신입부원을 모집합니다! &... file Neits 18.02.20 351
1696 KU 미디어 [입대시그널] 본영상 [3] file ABS 18.02.19 3410
1695 동아리 모집 건국대학교 중앙 밴드 동아리 : 소리터 file ???? 18.02.19 230
1694 청심대 일상 <흥부>, 피다가 져버린 꽃. [4] 김노인의영화리뷰 18.02.17 95
1693 KU 미디어 [보도]어서와 대학은 처음이지?-각 단과대 예비대학 열리다 [4] 건대신문 18.02.15 5089
1692 KLOSET : 패션매거진 [KLOSET VOL.7] 융합인재학부 11 주동일 [7] file KLOSET 18.02.14 38915
1691 청심대 일상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이제는 안정적인 프랜차이즈, 그러나... [4] 김노인의영화리뷰 18.02.13 136
1690 청심대 일상 <염력>, 주제는 좋았으나. [4] 김노인의영화리뷰 18.02.13 87
1689 청심대 일상 <12 솔져스>, 미묘가 시기하네요. [1] 김노인의영화리뷰 18.02.13 81
1688 동아리 모집 [중앙동아리] 건국대학교 농구동아리 아마농구부 (KUAB) 에서 선수 및 매니... [3] file 이근석 18.02.12 275
1687 KU 미디어 [보도]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디지털미디어시대 미디어리터러시를 주도할 ‘... [4] 건대신문 18.02.11 2618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129 Next ›
/ 129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