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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눈

 

 

 

너의 온도로 눈이 내렸다

피부에 서성거리는 내 열을 밀어냈다

 

늙은 골목길

폭우처럼 멈춘 시간 텁텁한 가로등 불빛

내 발을 본다

발과 바닥의 위치가 자꾸만 뒤바뀌고

나는 아예 눈이 되려는데

 

다신 울지 않으려고

네 앞에서 너를 묘사할 수 없다하더라도

눈이 내린다

두 눈을 감으면 온몸이 행복해져 울지 않을 수 있을 것만 같아 마음이 하얘지는 걸까

 

영영 사라져버리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어?
눈이 불빛을 침범하고

 

구름이 되고 싶다 했잖아

구름 물방울 양털 바람 누군가가 닿는 소리 포개져도 아프지 않은 것들 바닥에 스며든 눈처럼

구름처럼 아프고 싶어

 

눈이 닿은 불빛이 나를 침범하고

모든 색이 뒤섞인다

어두운 건 차갑다 밀폐된 속삭임 같이

 

사랑을 말하고

 

 

 

김세중(상경대·경제3)  kk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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